한부모 가정을 보듬는 교회교육

박진숙

   가정의 달 5월이다. 가정의 소중함은 열두 달 내내 강조됨이 마땅하다. 그러나 5월에는 더욱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가정들을 살피게 된다. 지금 우리의 교회 안에 있는 가정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 글은 교회 안에 있는 한 부모 가정의 모습을 살펴봄으로써 그들을 배려하고 돕기 위한 교회교육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1. 한부모가 된 A씨와 B씨의 이야기

   A씨는 40대 후반의 여성이다. 그녀는 남편의 도박 · 폭언 · 폭력 등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약 18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해 왔다. 결국 가산을 모두 탕진하여 남은 집 한 채마저 잃게 될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A씨는 이렇게 살다가 자녀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매우 두려웠다. 교인들에게 알리고 기도를 요청하기로 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더 큰 화근이 된 것이다. 기도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남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도를 찾으려 하기 보다는 A씨가 믿음으로써 인내하지 못한다는 것에 더 초점을 두었다. 이혼에 대한 생각을 말했을 때 어떤 사람은 ‘사탄의 시험에 빠진 불신앙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회개할 것을 강조했다. A씨는 교회 안에서 자신의 고통이 이해받고 위로받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 후 A씨는 자신과 자녀를 지키기 위해 이혼을 했고, 교회를 떠났다.

   B씨는 남편과 사별한지 3년째 된 여성이다. 전업주부로 살았으나 이제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날 남편을 향한 편지를 썼다. “보고 싶은 당신에게... 답답하고 속상해서 한바탕 울고 싶어. 언제 될지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 묻고 싶은 게 많아. 다시 시작하는 인생에서 삶의 이유를 찾아야지 생각하고 있어. 반쪽짜리 인생으로 홀로서기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줘. 당신 없는 2년 세월은 나와 아들에게 많이 아팠던 시간이었어... 당신 사진 안고 우는 일도 그만할래. 너무 보고 싶어서 울고 당신 손길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울고, 당신 만날 때까지 울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줘".

  A씨나 B씨와 같은 경험을 가진 신자들은 거의 모든 교회에 있을 것이다. 교회는 이들을 따듯하게 품고서 위고하고 그들이 좀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

2. 한부모 가정의 비율과 원인

   한부모 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2004년도에 통계청에서 제시한 「가구 구성/가구원수 별 조사」자료에 의하면 한국 가정의 대표적 유형들 중 한부모 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7.8%임을 알 수 있다. 대략 13가정 중 하나가 한부모 가정인 셈이다. 이러한 추세가 일반 가정에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회 안에도 많은 한부모 가정들이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부모 가정에 속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6.6%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것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만일 목회자가 100명의 신자들을 향해 설교나 교육을 하고 있다면, 그 중 6-7명은 한부모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어머니 또는 아버지 또는 자녀)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부모 가정에 속한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우리들의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한부모 가정이되는 주된 원인은 사별 · 이혼 · 미혼모 · 별거 등이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사별과 이혼이다. 사별은 인간의 자의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고 현재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마찬가지로 한부모 가정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심을 모으고 있지 못하다. 반면 이혼은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이혼 건수는 2000년 119982건, 2001년 135014건, 2002년 145324건, 2003년 167096건으로 매년 증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혼의 원인은 다양하다. 의사소통 상의 어려움, 부부간의 성격 차이, 가치관 차이, 배우자의 폭력, 배우자의 외도, 친척과의 문제, 재정적인 문제, 음주, 가정에 소홀하거나 자녀를 돌보지 않는 것 등이 사유로서 작용된다.
  가치관이나 종교관 변화도 이혼율 증가의 원인이 된다. 예전에는 죽음만이 부부를 갈라놓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현재는 다수의 사람들이 비인간적인 삶을 살면서까지 혼인관계를 지속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다. 2004년 『한미준』과 『한국 갤럽』이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개신교인들 중에서 ‘상황에 따라 이혼할 수 있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49.5%를 차지했다. 교회 신자들이 이혼에 대해 비교적 너그럽게 고려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족법이 개정됨에 따라 여성의 자녀 양육권과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 것도 이혼율 증가의 한 원인이 된다. 이와 더불어 사회 전체 시스템이 이혼하기에 용이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도 이혼율 증가의 원인이다. 수많은 이혼 대행업체들이 생겨서 이제는 인터넷과 전화만 있으면 이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성서에서는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막 10:9).”고 하면서 음행이라는 이유 외에는 배우자와 헤어져서는 안 된다고(마19:9)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가정이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교회의 교육적 노력이 강조되고 우선시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연약함으로 인해 가정이 깨어지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범한 자라고 해서 그들을 계속 정죄하고 냉대해야 할 것인가? 오히려 모든 사람이 구원 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넓으신 사랑의 관점에서 그들의 영혼이 다시 생기를 얻게 하기 위한 교육적 노력들을 시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3. 한부모 가정의 특성
  
  한부모 가정을 섬기고 양육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배우자와 이별하게 됨으로써 한부모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만나게 되고 또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겪게 된다.
  
   첫째, 한부모 된 자들에게는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다. 즉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상실감 · 실패감 · 열등감들로 인해 힘겨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보쉬(Ann Boushey)는 “인간에게 있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이혼과 사별이라고 하면서, 비탄 주기(the grief cycle)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 스트레스를 서서히 극복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녀가 제시한 비탄 과정은 ‘충격(shock)→부인(denial)→죄책감(guilt)→고립(isolation) →공황(panic)→분노(anger)→거래(bargain)→수용와 희망(acceptance and hope)이다.
이혼한 사람들은 이별 후에도 계속해서 만나는 경우가 있다. 만나서 서로 싸우고 헤어지게 되면서도 또 만나곤 한다. 이것은 법적인 이혼은 이루어졌으나 감정적인 이혼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즉 아직도 혼동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했다는 생각, 하나님의 뜻으로부터 어긋날 길을 걸었으니 기도를 드릴 엄두도 나지 않는다는 죄책감, 나와 내 자녀들은 저들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열등감 등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둘째, 한부모된 자들은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오랜 시간 동안 절친하게 지내온 친구들과의 연락을 단절하기도 한다. 배우자로 인해 이루어진 만남들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이러한 망설임과 심리적인 위축으로 가운데 점차 고립되어 가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 적응하게 되기 전 까지 각종 모임에 참석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교회생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함께 신앙생활 했던 사람들이 이제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염려하고, 또 교회 안에서 허망한 입소문이 돌지나 않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셋째, 생활비 공급, 주택문제, 법적인 처리, 가사노동 등의 현실적인 문제도 극복되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된다. 전업주부였던 사람이 이혼을 한다면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을 해야 한다. 남편이 자녀 양육을 담당하게 되었을 경우,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녀를 돌보기 위한 온갖 종류의 일들에 빨리 유능해져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 이혼 후에 어디에서 생활해야 할 것인가라는 거주지 결정 문제도 심각한 사항이 된다.
  
   넷째, 한부모들이 가장 가슴아파하는 것은 바로 자녀문제다. 한 쪽 부모가 없음으로 인해 아이들이 그릇되고 상처받게 될 것을 가장 염려하게 된다. 한부모가 겪는 어려움들은 당사자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는 점이기도 하지만, 램(Bali Ram)과 후(Feng Hou)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그들은 추리통계(inferential statistics) 추리통계는 표집에서 얻은 통계치를 근거로 하여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여 한부모 가정의 아동들이 양부모 가정의 아동에 비해 인지적인 면과 정서-행동적인 면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메커니즘(mechanism)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경제적 자원(특히 수입)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적 자원(부모의 심리적 상태와 양육스타일)이다. 그런데, 경제적 자원은 주로 자녀의 인지적인 면에 영향을 미치고, 가족적 자원은 주로 자녀의 정서-행동적인 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물론 한부모 가정이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한부모가 됨으로써 자녀 양육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고, 자녀들도 독립심을 갖게 되는 등의 긍정적인 면들도 있다. 결국, 한부모 가정의 자녀 문제는 한부모가 되었다는 사실 보다는 한부모가 됨으로써 발생된 경제적 · 심리적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해가는 가와 관련된다.          

4. 한부모 가정을 보듬는 교회교육 방안
  
  이 글은 교회교육이 한부모 가정들을 ‘보듬어’ 주는 것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보듬다’라는 말은 가슴에 대고 품어주듯이 안아준다는 의미다.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가슴에 안고 젖을 먹여주는 모습이 보듬음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갓난아기를 안고 깊은 사랑으로써 양육하는 어머니처럼 이제는 교회교육이 한부모 가정을 보듬고 양육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해 여기에서는 교회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제언을 함으로써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 교회교육에서 한부모 가정이 소외되고 있지 않은가를 늘 반성적으로 검토하라. 아름다고 가정이 되려면 반드시 ‘아버지+어머니+자녀들’이라는 구성방식에 준해야 한다는 경직된 고정관념이 있다면, 한부모 가정은 교회 교육에서 소외될 것이다. 우리 교회에서 지금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가정들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인식할 수 있는 현실 감각이 필요하다. 교회에서 제공되는 설교와 교육에서 부모 모두가 있는 가정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검토하라. 한부모 가정을 지극히 예외적이고 부정적이기만 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정의 달 5월에 제공되는 다양한 교회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한부모 가정들이 ‘저건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가정만을 위한 거야.’라고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교육적 소외다. 정소영이 언급한 바와 같이 “‘소수’小數)집단과 ‘결손(缺損)’ 집단은 전혀 같은 의미가 아니다. 한부모 가정이나 한 사람이 혼자 사는 가정이라도 생산적인 건강한 가정이라면, 이는 분명히 정상적인 가정이다.”라는 관점이 교회교육을 실시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둘째, 교회 교육 현장에서 ‘언어’나 ‘호칭’ 사용에 주의하라. 즉, 한부모 가정을 비하하거나 그들에게 수치감을 줄 만한 용어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single mother'라는 영어식 표현은 비교적 중립적이다. 그러나 ‘미혼모’, ‘홀아비’, ‘애 딸린 이혼녀’, ‘과부’ 라는 한국식 표현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편견이 담겨 있다. 교회교육 현장에서 한부모 가정의 구성원들을 비하(卑下)하고 희화화(戱畵化) 할 만한 용어들은 사용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부모 가정의 모습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표현할 수 있는 용어들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한부모 가정을 위한 ‘지지 팀(support team)’을 구성하라. 일반적으로 교회 안에는 권면을 잘하고 교회 봉사에 의욕이 있는 사람들을 핵심 멤버로 한 ‘심방 팀’들이 있다. 한부모 가정만을 섬기기 위한 ‘지지 팀’을 구성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지지 팀’은한부모 가정의 심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인내심 있게 도울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담가, 법률가, 방과 후 학습지도사, 엄마의 빈 자리를 대신하여 반찬을 만들어주거나 옷을 사주는 사람,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목욕탕에 데려가 주는 사람, 취업을 알선하는 사람, 한부모로서 자녀를 훌륭하게 성장시킨 경험 및 노하우가 있는 사람 등이 여기에 해당 될 것이다.
  
  넷째, 인터넷 매체를 적극 활용 하라. 한부모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대화에서 자신들의 문제를 토로하기를 꺼린다. 교회 교육은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여 한부모 가정들이 깊은 수준의 대화를 나누고 유익한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개교회가 이것을 시도하는데 한계가 있다면, 이미 개발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을 안내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다음 카페인 “라헬을 향한 연가”에서는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한 기독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우울함과 불안 등의 감정에 대해 나누고 영성 회복을 위한 자료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혼클리닉”이라는 홈페이지에서는 이혼 전후의 갈등과 고민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보육시설 정보 및 교육자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어게인선교회”라는 카페에서도 교회에서 논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나누고 있다. 유사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가운데 일종의 ‘연대감’이 형성될 것이다. ‘연대감’이 주는 힘에 의해 한부모 가정은 자신의 가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즉, 내 가정만 특정한 위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제한되고 비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종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가정의 보습을 통해 문제 해결의 방법과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글은 박진숙님이 곧 창간될 ICMNEWS에 기고해 주신 글을 네티즌을 위해 미리 올린 글이다. 박진숙님은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박사과정(Ph.D. Cand.)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논문을 준비중에 있으며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연구소 특별연구원이고 그리스도신학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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